질문하는 능력이 무뎌지고 있을까

AI가 준 답을 고치는 일은 눈에 보입니다. 그 답을 받기 전에, 내가 무엇을 해결하려는지 정하는 일은 쉽게 지나갑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물으려고 AI를 열었을까요?
저는 답을 받고 나면 사실이 맞는지, 우리 업무에 쓸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그런데 그 전에는 필요한 결과가 무엇인지 충분히 적지 않고 곧장 요청부터 보낼 때가 있습니다. 회의록을 정리해 달라고 쓴 뒤에야, 제가 원하는 게 결정사항인지 공유용 요약인지 다음 회의 준비인지 떠올립니다. 답을 다듬는 일은 시작했지만 질문을 다듬는 일은 빠져 있었습니다.
1. 질문은 답을 받은 뒤에만 필요한가
AI가 내놓은 답을 확인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다만 답이 쓸 만한지 판단하려면 먼저 무엇을 위한 결과인지 알아야 합니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요청은 도구가 빈칸을 해석하게 만들고 문장이 매끄러울수록 처음의 목적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돌아보기 어려워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질문은 프롬프트를 길게 쓰는 요령이 아닙니다. 지금 내 일이 무엇인지, 어떤 결정을 내리려는지 먼저 정하는 일입니다. 그 판단을 입력 전에 한 번 꺼내 놓으면, AI가 만든 답을 무엇에 비춰 볼지도 함께 정할 수 있습니다.
같은 회의록이라도 팀에 공유하려는 사람과 다음 행동을 정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결과는 다릅니다. 목적을 말하지 않은 채 “요약해 줘”라고만 하면 무난한 요약은 받을 수 있어도, 그것이 지금의 결정을 돕는지는 제가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제게 필요한 건 멋진 문장보다 요청 전에 목적을 발견하는 짧은 멈춤입니다.
2. 연구가 보여 준 것과 보여 주지 않은 것
Lee와 동료 연구자들은 지식노동자 319명을 설문해,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쓴 실제 사례 936건을 모았습니다. 연구진은 응답자들이 설명한 사고 활동을 목표 정하기, 질문 만들기, 답변 살피기와 통합하기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도구를 쓰기 전에 목표와 필요를 돌아봤다고 분류된 응답자는 319명 중 6명, 프롬프트를 만들거나 고쳤다고 분류된 응답자는 319명 중 30명이었습니다.
936은 제출된 업무 사례 수이고, 6명·30명은 319명의 응답자 가운데 그렇게 분류된 사람 수입니다. 이 설문은 질문하는 능력이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는지를 측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생성형 AI를 쓰며 비판적 사고의 초점이 정보 확인, 답변 통합, 작업 관리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도 설명합니다. 답을 검토하는 일이 중요해져도, 그 전에 목적과 질문을 세우는 단계가 자동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출력 뒤의 검토와 입력 전의 목표 설정은 서로 이어지지만 일의 서로 다른 순간에 필요한 판단입니다.
배경 맥락으로만 덧붙이면, Gerlich(2025)는 AI 도구 사용과 비판적 사고(r=−0.68), 인지적 외주화와 비판적 사고(r=−0.75) 사이의 음의 상관을 보고했습니다. 이 결과도 질문 능력의 퇴화를 직접 입증하지 않으므로, 배경 맥락으로만 읽어야 합니다.
3. 보내기 전에 한 줄을 적는다
회의록을 정리하려는 상황이라면, 요청을 보내기 전에 이렇게 적어볼 수 있습니다. “회의에서 결정된 일과 담당자를 정리해 다음 행동을 정하려 한다.” 이 한 줄에는 목적과 결과를 사용할 자리가 함께 담깁니다. 그다음에 필요한 항목을 추려 달라고 요청하면, 답을 확인할 기준도 조금 선명해집니다.
저는 입력창을 열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묻고 싶습니다. 지금 해결하려는 일은 무엇인가. 답을 받은 뒤 내가 내려야 할 결정은 무엇인가. 어떤 결과라면 바로 쓸 수 있는가. 긴 프롬프트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의 첫 단계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초안을 빨리 얻는 편리함을 유지하면서도, 일이 무엇인지 정하는 첫 판단을 제 몫으로 남겨 두고 싶습니다. 결과를 검토하는 일과 목적을 정하는 일은 서로 이어지지만 같은 확인은 아닙니다. 질문 앞에서 잠깐 멈추면, 답을 받은 뒤 무엇을 살펴야 할지도 선명해집니다.
AI에게 묻기 전에, 먼저 나에게 묻습니다. 무엇을 해결하려는가?
참고 자료
- Lee, H.-P. et al. (2025). “The Impact of Generative AI on Critical Thinking: Self-Reported Reductions in Cognitive Effort and Confidence Effects From a Survey of Knowledge Workers.” CHI ’25, §4.1.1. 원문 PDF
- Gerlich, M. (2025). “AI Tools in Society: Impacts on Cognitive Offloading and the Future of Critical Thinking.” Societies, 15(1), 6. 원문